[데일리안] “중 방공식별구역, 국민정서 아닌 국가이익으로 대응”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13-12-12   조회수 : 1205
▲ 정부는 3일 이번주 안으로 방공식별구역을 남쪽으로 더 확대하는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하겟다고 밝혔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이후 미국은 3일 현재에도 여전히 인정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며, 정부는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방공식별구역 확대 발표를 미룬 채 미국과 사전협의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안으로 사전 통보없이 군용기를 띄우자 중국도 이에 맞서 전투기 등을 출격시키는 등 미국과 일본 대 중국의 패권다툼이 본격화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이번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관련해선 향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간에 벌어질 힘겨루기의 시초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수석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캘리포니아 정상회담 때 시진핑이 ‘미중 신형 대국관계’를 요구했고, 오바마가 이를 거절한 이후 언제든 재촉발될 것으로 예상되던 충돌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중국이 미국에 대해 권력 분담을 요구할 사건은 지속적으로 일어날 전망이고 그때마다 미중간 충돌은 불가피하겠지만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동북아지역에는 이미 약육강식의 패러다임이 끝이 났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이 3일 미중일 전직 대사 3명과 함께 연 제4차 국가전략포럼인 ‘한반도 외교전략’에서 최영진 전 주미대사는 “미중간 패권다툼이 시작됐다고는 하지만 이미 새 패러다임은 전쟁이 아니라 경제·무역 쪽으로 맞춰져 있다”면서 “우리의 외교력도 국민정서가 아니라 국가이익에 맞춰 추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미국과 중국은 앞으로도 아태지역에서 경쟁을 이어가겠지만 이미 약육강식의 패러다임이 전환된 만큼 우리 외교도 한미동맹과 한중경협, 한일교류를 지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규형 전 주중·주러 대사도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여태 없던 방공식별구역을 처음으로 선포한 것으로 막상 이어도와 마라도는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포함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므로 그 자체로 큰 문제를 야기했다고 치부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사는 “중국으로서도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야기될 주변국가들의 반응을 예측했겠지만 사실 이 문제는 일본이 초래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작년 9월 일본 정부가 센카쿠 문제를 발발시킨 이후 최근 집단적 자위권 문제까지 상황이 변화되면서 거기에 따른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23일 방공식별구역 선포한 이후 연이어 달 탐사위성인 창어3호를 발사한 것을 볼 때에도 자신들이 군사·과학 분야에서 발전된 정도를 세계에 과시하는 동시에 시진핑이 당·정·군을 장악해서 국내정치도 안정궤도에 들어섰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가 동북아지역을 흔들고 있지만 당장 우리의 국가이익을 손상시키는 것이 아닌 만큼 우리가 이 문제에 지나치게 우려하며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반면,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이번에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선포하면서 주변국과 중첩시킨 절차적인 문제에다 원래 영공을 통과하는 비행기에는 사전 식별요구를 안하는데도 요구를 하는 등 지나친 면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부상에 따른 향후 전망으로 “당분간은 중일간 큰 경쟁이 시작되고, 이후 미중간 경쟁으로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전 대사는 “2년 전 일본이 센카쿠를 매입할 때부터 미국은 상당히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중일관계가 악화되고 동북아정세에 영향을 미친다면 미국이 추구하는 중국과의 전략적 안정관계에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였다”면서 “앞으로 중국과 일본은 방공식별구역보다 센카쿠를 둘러싼 충돌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앞으로 미국과 중국이 동북아지역에서 노골적인 야심을 드러내놓고 있다고 하더라도 양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로서 길을 가야하고,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 우리 방공식별구역이 침해된 부분을 분명히 지적하고, 실질적으로 협의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 전 대사는 “중국이 지금 대외수출 의존도가 굉장히 높아졌고, 1000억불 이상의 외국투자가 없으면 더 이상 경제발전도 없다”면서 “중국 지도부는 국내 정치를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 강한 지도력을 발휘하기 위해 미국에 어떤 형식으로든 도전을 벌이겠지만 결국 서로 쌍방의 이익을 조율하면서 화합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대사는 이에 대한 우리의 외교적 대응은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국제 규범이나 기준과 원칙에 따라서 모든 것을 선택할 때 국익 확보에 유리하고 장기적인 대응력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전 대사는 “중국이 당장 1등 국가가 된 것은 아니지만 과거 군사력을 이용한 전력이 있는 만큼 우리가 군사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또 향후 수십년간 미중간 우열을 가리기 힘들게 됐고,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친중·친미가 아니라 그들이 친한외교를 필요로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동북아 순방에 나선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일본에 도착해 아베 총리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승객 안전’을 이유로 들어 중국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는 자국의 민간 항공사의 비행계획 제출을 허용하기도 한 바 있어 미일간 중국에 대한 공동전선이 강화될지 주목된다.
[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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