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원 류미나 기자 = 정의화 국회의장은 17일 전날 정기국회 의사 일정 직권결정에도 야당의 불참에 따른 '반쪽국회'가 우려되는데 대해 "국회의원이 책임을 방기하면 자격이 없는 것"이라면서 "반쪽국회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국가전략포럼 주최의 특강에서 "반쪽국회를 걱정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대로(의사일정대로) 할 것으로 본다. 의장으로서 (야당에 대한) 할 수 있는 배려를 다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기국회 의사일정 직권결정과 관련, "새정치연합 당내 사정을 충분히 고려했다"면서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세월호특별법 문제도 해결되고 야당도 다시 재정립될 수 있도록 제가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국회 선진화법에 대해 "'국회후퇴법', '국회마비법'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국회의장은 식물국회 의장으로 가고 있다.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의장 권한을 좀 더 강화하고 폭력 막말 등 품격이 떨어지는 언행을 강하게 (제재)할 수 있도록 윤리특위를 보완해야 한다. 원로중진회의체를 만들어 정치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거기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선진화법이 만들어질 때 제가 가장 반대한 사람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일 때 제가 의장 대행을 했는데, 전화를 해서 '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회가 받쳐주기 어려워질 것이니 판단 잘하시라'고 진언을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세월호특별법에 대해서는 "유가족의 뜻을 충분히 담아야 하지만 대한민국은 헌법국가이고 법치국가이니까 그 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은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면서 "연내에 북한에 가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의사 출신인 정 의장은 "제가 수술만 3천명 이상을 했다. '칼잡이'인데 성질이 있지 않겠나. 그러나 성질 다 죽이고 의장실에 참을 '인(忍)' 자를 붙여놓고 심심하면 쳐다본다"면서 의장으로서의 고뇌를 소개하기도 했다.